‘ignis’는 라틴어로 ‘불’을 의미합니다. 이 작품에서는 불의 신을 통해 슬픔의 감정을 표현하려 했습니다.
신화는 ‘신’이라는 거대한 존재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신화가 가지는 영향력이란 미미하기만 합니다. 따라서 신화는 거대한 존재들의 이야기이자 소외된 이야기가 됩니다.
신화의 이런 특성은 우리 존재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우리 존재는 개개인이 모두 특별한 존재라 교육받아 왔고, 실제로도 그러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는 그 사실을 너무나도 쉽게 망각하게 됩니다. 세계는 너무 거대하고, 우리는 너무 작고 미약한 존재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저는 이른바 ‘신화적 이미지’를 통해 이런 소외된 우리 존재의 감정과 생각들을 재조명하고 싶었습니다.
흔히 슬픔은 흘러내리는 이미지로 묘사됩니다. 그러나 제게 있어 슬픔은 타오르는 불의 이미지와 더 유사한 것으로 느껴집니다. 슬픔은 한순간에 타올랐다 어느 순간 툭하고 꺼져버립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작디작은 잔불만이 남습니다. 그리고 그 잔불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다시금 타올라 우리를 슬픔에 잠기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