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 공간적,시간적으로 넉넉하여 마음의 남음이 있는 상태
유럽에서의 7개월. 한국에서 느꼈던 압박과 얽매임을 벗어던지고 자유와 사랑을 느끼고 왔던, 내가 사랑한 나라들을 담은 [여유] 시리즈이다.
세계를 정처 없이 여행하며 넓고 아름다운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장 아름다웠던 점은 사람들이 여유 넘치고 마음이 이끄는 곳으로, 발길 닿는 곳으로 어디서든 휴식하고 여유 있는 하루를 보내는 것이었다.
대중들에게 복잡하고 이해하기 난해한 현대 미술보다는 내가 경험한 여유들을 나누는 쉽고 다정한 그림을 보여주고 싶다. 나는 많은 사람들 마음의 빈 부분을 채워주는 여유 한 장을 담아보았다.
4. YeoYu - Poland, 2022, 수채화지에 디지털드로잉 인쇄, 1168*910mm
폴란드는 우리 나라와 비슷한 역사를 가진 나라이다. 독일의 침략으로 수도 바르샤바의 건물 70%가 파괴 되었으나 세계 2차대전 종료 이후 파괴된 건물들을 전부 현대식으로 다시 지었다. 흔히 볼 수 있는 층이 낮은 유럽의 건물들, 중심지엔 대기업 건물들이 하늘을 찌를 듯이 올라와있던 폴란드. 바쁜 현대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땅에서 자라나는 풀을, 우리를 감싸는 넓은 하늘을 감상해본 날이 언제일까? 허리 숙여 자연을 만끽하는 우리와 비슷하지만 다른 폴란드인의 잔잔한 풍경이 바쁜 내 일상을 뒤돌아보게 만들었다.
발 디딜 틈도 없는 지하철 속에서, 퇴근하는 버스 안에서 그저 핸드폰만 바라보며 숨 돌릴 틈도 없는 우리 나라의 일상. 나의 그림이 관람객들에게 숨을 쉴 수 있게 해주는 그림 한 장, 여유 한 장이 되길 바란다.
신티크 프로를 사용하여 클립스튜디오 프로그램으로 내가 직접 경험한 찰나의 이미지를 영구적인 그림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한다.
제 3자의 눈으로 여유로운 풍경을 카메라로 포착하고, 포토콜라쥬를 한 뒤 그 이미지를 디지털 매체로 그려나간다. 그렇게 완성된 이미지를 수채화지에 인쇄를 하고 액자로 마무리를 한다.
디지털 매체의 무한함 때문에 나는 붓 대신 펜을 들었다. 회화로 표현할 수 없는 효과와 연출은 간단하면서도 매력적이고 언제 어디서든 그릴 수 있는 편리함과 이동성이 강점이다. 그림그리기를 사랑하고 매일 언제 어디서든 그림을 그리는 나에게 더할나위 없이 완벽한 매체기에 디지털 회화로 여유로움을 담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