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_이 이야기 너무 슬프다, 그지?, 53x45.5cm, 캔버스에 아크릴, 2023
옛날 옛날에 한 꼬마 로봇과 강아지가 함께 살았다. 둘은 밤이나 낮이나 항상 함께하였다. 깊은 어느 밤 둘은 이불 속에서 TV를 함께 보고 있었다. 보고있던 TV 드라마가 너무나 슬픈 나머지 다잡고 있었던 눈물이 구슬처럼 둘의 볼에 흘러내렸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슬픈 얘기를 만들까?”
“낑낑”
“아마도 저 이야기를 만든 사람은 참 나쁜 사람일 거야. 그렇지 않고서는 어떻게 저런 슬픈 얘기를 만들 이유가 없으니깐.”
“끼잉 낑”
02_낮잠 자는 아이들과 그들의 장난감을 비추는 석양, 40.9x31.8cm, 캔버스에 아크릴, 2023
낮에는 둘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놀았고, 해가 지기 전 집으로 돌아와 조금 더 놀다 피곤함에 지쳐 서로를 끌어안은채 그들의 비밀의 장소인 장롱 속에서 깊은 낮잠을 잔다. 아침의 햇살의 발그스름한 것과 다른 빛깔의 붉은 석양이 어스름한 방을 비추고 있었다.
03_사춘기 로봇, 31.8x40.9cm, 캔버스에 아크릴, 2023
어느덧 꼬마 로봇은 더 이상 꼬마가 아니었다. 많은 것을 알고 싶었고 어른들처럼 행동하고 싶어 하였고, 홀로 있는 시간을 마냥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나이가 되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온 검붉은 석양은 방에 어질러진 장난감 대신 커피와 함께 책을 읽고 있는 소년 로봇을 비추고 있었다.
04_프로포즈, 31.8x40.9cm,, 캔버스에 아크릴, 2023
05_무너진 마음, 40.9x31.8cm, 캔버스에 아크릴, 2023
소년은 사랑에 빠졌다. 긴 생머리의 길게 늘어뜨리고 항상 조용히 거니는 그녀를 마음속으로 좋아하였다. 로봇은 서툰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그의 사랑을 고백하고 싶었다. 그가 마을의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 생각하던 해바라기 꽃이 가득한 숲의 입구에서, 그가 가장 예쁘다고 여기던 창백한 푸른빛을 띠는 꽃을 들고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였다. 하지만 그의 사랑은 허공에 머물다 그에게 다시 돌아왔다.
06_아무도 들어 주지 않았던 이야기, 40.9x31.8cm, 캔버스에 아크릴, 2023
소년은 어른이 되었다. 그는 여느 마을 사람들과 다름없는 존재였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다. 남들과 다른 생김새는 그가 알지 못했던 지독한 외로움을 일깨워 주었다. 소년은 오랫동안 자신의 이야기를 하였지만 남은 것은 돌아오지 않는 대답이었다.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단지 그의 강아지가 그보다 더 빠르게 늙어 가고 있다는 것만 빼고는.
07_가슴이 이해할 수 없었던 일, 40.9x31.8cm, 캔버스에 아크릴, 2023
08_친구를 묻으러 가는 길, 31.8x40.9cm, 2023
세상의 모든 비애가 그 혼자만의 것 마냥 어두웠던 날, 강아지는 그를 떠났다. 머리는 이해하였지만 마음은 그를 보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친구가 떠난 후 그의 삶에 대한 애정 또한 떠나가 버렸다. 친구를 묻기 위해 추억이 머물던 해바라기 밭을 지나 어둡고 어두운 숲으로 향했다.



